그 길의 끝에 숲이 있었다
속도를 조금 늦추고 걷던 길
작은 돌멩이를 주우러 무릎을 세우고 앉았을 때
겨우 피어난 작고 하얀 꽃이 보였고
희미해져가는 누군가의 발자국이
들어오라고, 들어오라고
앞머리를 간질이는 바람
초록의 나뭇잎 틈 새로 눈을 찌르는 햇빛
이마 위로 손을 올리고 눈을 가늘게 떴을 때
비로소 선명해진 원색의 숲
요정들의 입김 같은 뽀얀 안갯속을 천천히 걸어갈 때
문득 부르는 소리
누군가의 장난일까?
걸음을 멈추고 숨을 참았을 때
멀리, 흐르는 물소리와
높이, 흩어지는 새들의 소리가
마음, 그 속으로 들어와
나는 어느덧 숲이 되고
걱정 없이 날아올라도 좋아
때로는 헤매도 괜찮아
너의 지친 발걸음이 닿는 곳
거기서 부터 이 숲은 시작될 거야
오늘도 무심코 걷는 길
그 길의 끝에, 나의 숲이 있었다
-Palette 콘서트 비밀의 화원 VCR 中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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